“그 밤은 조용해서 좋았다”
“그 밤은 조용해서 좋았다”
Blog Article
퇴근은 했지만, 곧장 집에 가긴 싫었다
하루 종일 사람들 속에 섞여 있었는데
퇴근하고 나니 더 외로웠다.
버스 타기 전,
발걸음을 돌렸다.
낯선 건 아니지만 자주 가진 않던 골목
한 번쯤 본 적 있는 간판.
불빛이 세지 않아 눈에 잘 안 띄는 곳.
괜히 그게 더 마음에 들었다.
그날따라 더 그랬다.
말이 필요 없는 공간이었다
프론트에 서 있는 직원도 조용했다.
많이 묻지 않고
많이 설명하지 않는다.
룸 안내는 부드럽고 간단했다.
익숙하지 않은 조명, 그런데 편했다
보통 노래방은 밝다.
하지만 여긴 달랐다.
조명이 은은했다.
눈을 감고 있어도 방해되지 않았다.
마이크는 만지지 않았다
그냥 음악을 켜뒀다.
무슨 노래가 흘러나왔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볼륨이 과하지 않아서
머리가 아프지 않았다.
매니저는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좋았다.
초이스는 내가 했다.
응대는 조용했고,
필요할 때만 움직였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머물렀던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몇 곡을 들었고,
한 곡도 부르지 않았다.
하지만 꽤 오래 머문 것 같았다.
나가면서,
조금 정리된 느낌이 들었다.
Report this page